2018.04.07. 07:41
참어머님 전상서(前上書)
어머님, 저는 어머님께서 언제부터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자신이 독생녀(獨生女; the only begotten-daughter)라고 여기기 시작하셨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오직 어머님 본인만이 아시겠지요. 여하튼 어머님께서는 현재 자신이 독생녀라는 것을 굳게 믿고 계시며, 그 확신의 정도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은 최근의 말씀을 통해 볼 때 틀림없는 사실인 듯합니다.
정신적 존재로 창조된 인간이 여타 피조물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을갖추고 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즉 오직 인간만이 자기를 대상화하여 과거의 자기와 현재의 자기, 이상적 자기와 현실의 자기를 비교하며 그 간격을 조정하고 보다 나은 모습을 향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머님께서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실 수도 있는 내용이겠지만, 저는 어머님께 이런 자기반성의 시간을 꼭 가지시기를 간곡히 충언 드리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와 성찰의 과정을 통해 어머님 내면 깊숙이 자리한 하나님과 참아버님과도 영적으로허심탄회하게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렇지않고 오직 주변을 맴도는 간부들이나 식구들에게어머님께서 현재 생각하고 믿고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 시간만 갖게 되면, 사실 어머님의 입으로부터 표출되는 그 말씀을 가장 잘 듣고 흡수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어머님 자신이기 때문에 그 내용에 스스로 더욱 감응하며 더 큰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반복될 수록, 어머님의 주장은 보다 객관적 타당성과 보편적 의미를 상실하게된 채 자기도착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지도자라는 위치에 서있는 사람들이 가장 겸비해야 할 덕목 중의 하나가 타자 혹은 대중을 상대로 한 자기표출(self-expression)과 자기자신을 상대로 한 자기반성(self-reflection)의 지속적인 수수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모든 정치적, 종교적 독선과 이념화, 그로인한 분열과 갈등은 지도자들의 이와 같은 덕목의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머님께서 부디 이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시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한번 던져 보시고 깊고 넓게 성찰하는 시간을 한번 가져 보시기를 간구 드립니다. ‘요즘 내가 식구들에게 늘 내가 독생녀라고 선포하며 교육하고 있는데, 정말 내가 독생녀가 맞는 것인가? 영계에 계신 하나님과 참아버님께서도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까? 만일 내가 독생녀가 맞다면, 어떤 의미와 맥락에서 그런 것인가?’ 이런 질문을 통해 자기반성과 성찰의 과정을 진행함에 있어서 어머님이 조금이나마 참고하실 수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갖고 저의 의견을 간단히피력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머님께서 확신하고 있듯이 “어머님은 독생녀이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어머님의 심각한 오해로 인해 혼란이 증폭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이 부분만 해소된다면 실타래처럼 엮인 문제들이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좀 다소 어려운 학문 용어를 사용한다면, 어머님께서는 “나는 독생녀이다 (I am the only-begotten daughter)”라는 명제에서 사용되는 계사(‘이다’; ‘am’)를 존재론적으로(ontologically) 이해하는 오류를범하고 계십니다. 즉 어머님께서는 이 명제를 ‘나는 인류조상인 해와 이후로 최초로 원죄 없이 태어난 여인이다’와 동일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 명제는 존재론적이 아닌, 가치론적 혹은 규범론적으로(axiologically or normatively)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원죄없이 독생녀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참아버님과 성혼을 하셔서 참가정을 세움으로써 독생녀의 자격을 갖추셔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탕감복귀섭리사의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그 책임을 수행하셨기 때문에 어머님께서는 독생녀가 되셨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참아버님께서는, 물론 ‘독생녀’라는 용어는 즐겨 사용하시지 않으셨지만, 이러한 어머님의 승리적 내용을 1992년도 세계평화여성연합의 출범과더불어 이후 줄곧 공식적으로, 대내외적으로 공표하셨습니다. 따라서 어머님께서 아버님 성화 이후에 “나는 독생녀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용어이기에 좀 낯설기는 하지만, 어머님의 천주사적 가치와 책임을 드러내고 있다는 표면상의 의미에서는 원리적으로나 섭리적으로 타당한 내용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머님께서 독생녀를 문자 그래도 “유일하게 태어난 여인”으로 인식한 데에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원리말씀과 섭리이해를 전복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전복행위를 또 합리화해야 했기에 때가 차서 새로운 진리를 공표한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순수한신앙인들에게 잘 먹힐 수 있는 진부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가장 손쉬운 정당화 방법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어머님이 주창하는 독생녀 이론은 기존에 우리 통일가가 믿고 이해해왔던 원리와 근본적으로 그 괘를 달리하고 있기때문에(그런 의미에서 앞에서 ‘전복(全覆)’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단순히 기존의 미진했던 부분을 채워 완성시킨다는 차원으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입니다.
‘왜 어머님의 독생녀론이 전복적인가?’라는 것에 대해 잠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이해를 좀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어머님과 저와의 가상의 대화형식을 한번 사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머님: “나는 인류조상의 타락 이래 처음으로 이 땅에 원죄 없는 독생녀로 태어났어. 너는 이걸 믿어야 돼!”
§ 나: “어머님, 이건 정말 처음 듣는 내용이네요. 지금껏 원리와 섭리사를 공부하면서 단 한번도 들어 보지도 생각지도못한 새로운 말씀입니다. 그런데 왜 아버님께서는 살아생전에 이러한 내용을 식구들에게 말씀해주시고 교육하시지않으셨나요?”
§ 어머님: “그건 오직 독생녀인 나만이 알고 있고, 따라서 나만이 공표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런 거야. 아버님은 할 수 없어.”
§ 나: “그러면 어머님께서 독생녀론을 통해 줄기차게 말씀하시듯이, 아버님은 원죄를 갖고 태어나서 16세때에 예수님을 영적으로 만나 독생자의 사명을 인계 받음으로써 독생자의 자격이 되었지만, 어머님은 탄생때부터 독생녀였다는 내용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 거군요?”
§ 어머님: “그렇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천비를 알고 있었어. 따라서 너가 지금껏 믿어왔듯이 16세가 되어서야독생자가 된 아버님이 자궁에서부터 독생녀였던 나를 교육시켰다는 것은 말이 안돼. 오히려 혈통적으로 더 순수하고 깨끗한 내가 하늘과 더 가까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고, 따라서 이러한 천비의 진리도 내가 더 잘 알 수 밖에없는 것이지.”
§ 나: “그러면 어머님께서는 이 내용을 예전부터 알고 계셨다고 했는데, 왜 이제서야 발표하셨어요? 아버님 생전에 하지 않으시고?”
§ 어머님: “그건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천일국 기원절이 중요한 거야. 기원절이 되었기 때문에 내가 지상에서 이 천비를 공표할 수 있었던 거지.”
§ 나: “그러면 아버님께서 성화하지 않으시고 더 오래 지상에 계셔서 기원절을 주관하셨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래도 그때 때가 되었기 때문에 어머님의 독생녀론은 공표가 되는 건가요? 만일 그랬다면, 아버님과의 갈등이 발발할 수 밖에 없었을 듯한데…”
§ 어머님: “중요한 건, 얼마전에도 내가 선포했듯이, 기원절이 가능했던 것도 바로 독생녀인 내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즉 내가 독생녀라는 최종적 진리를 만방에 선포하는 것이 기원절의 출발이 되었던 거야.”
§ 나: “그런 논리라면, 아버님께서 기원절 전에 성화하셨던 것은 섭리적으로 필연적인 것이었겠네요. 아버님께서는 생전에 그토록 기원절을 맞이하고 싶어하셨는데…”
§ 어머님: “ … ”
§ 나: “왠지 어머님의 말씀을 들으면, 기존에 아버님에 대해서 품었던 이미지가 많이 무너지네요. 영적으로나 지적으로나 부족한 면이 많으셨던 분이셨던 것 같아요. 본인은 타락한 혈통에서 태어났고 어머님은 원죄 없이 태어났다는사실도 모르셨던 것 같고, 어머님은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도 본인이 어머님을 교육시키셨다고 거짓말도많이 하셨던 것 같고.”
§ 어머님: “ … ”
§ 나: “게다가 어머님이 지난 번에 말씀하셨던 것에 따르면, 아버님께서 어머님을 만나기 전에는 절대로 다른 여인을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머님을 만나기 전에 이미 성혼을 하셨었고 자녀까지 나으셨으니까… 아버님은 당시 하늘의 섭리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하셨던가, 아니면 아셨으면서도 본인의 육체적 욕망을 주관하지 못하셔서 그런 실수를 범하셨던가. 둘 중 하나이겠네요?”
§ 어머님: “ … ”
§ 나: “식구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예민한 질문이라 선뜻 대답을 하지 않으시는 듯하지만, 어머님의 독생녀 주장을 충실히 따르자면 필연적으로 도출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라 생각합니다. 어머님께서도 혹시 간과하셨다면 이물음들에 대해 한번 깊이 숙고해 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 나: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어떤 주장이 이론이 되고 진리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최소한의 조건이 논리적 정합성(logical coherency)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이론 내의 주장들 간에 상호 충돌되는 모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동의하시나요?”
§ 어머님: “그래. 그건 원리강론에서도 제기하고 있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니까.”
§ 나: “어머님께서 주장하시는 독생녀론에 따르면, 예수님 이후 지난 2000년 역사는 독생자가 아닌 독생녀를 맞기 위한 섭리역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독생자를 맞기 위한 섭리는 이미 2000년 전 아담 이후 최초로 예수님께서 원죄없이 태어나심으로써 종결이 되었기 때문에, 이후 신약시대 2000년은 예수님 때 맞지 못했던 독생녀를 맞기 위한섭리라는 것입니다. 즉 독생자 섭리는 이미 예수님을 통해 완결되었기 때문에 아버님은 16세때 예수님으로부터 사명을 인계 받는 것으로 독생자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지만, 반면 독생녀 섭리는 어머님 이전에는 한번도 시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기독교 2000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어머님을 태중에서부터 원죄 없는 독생녀로 탄생시키는 섭리가 진행되었다는 것이지요. 마치 독생자 예수님의 탄생과정과 같은 차원에서.”
§ 어머님: “그렇지, 정확히 알고 있네.”
§ 나: “그런데 이 논리를 따라가게 되면 매우 심각한 모순에 직면하게 됩니다.”
§ 어머님: “그럴리가. 그게 뭔데?”
§ 나: “만일 어머님이 주장하시는 것처럼, 참부모의 자리는 원죄 없이 태어난 참아버지가 참어머니를 찾아 혈통을 복귀시켜 참자녀를 낳음으로써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참어머니도 반드시 원죄 없이 태어난 독생녀의 모습이어야 한다면, 왜 예수님 때에 독생녀를 맞기 위한 섭리는 없었던 것일까요? 예수님이 아내를 맞지 못하고 가정을 이루지못한 채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 섭리의 필연적 예정이 아니라고 한다면, 분명 그 당시에도 하나님께서는 독생자인 예수님 뿐만이 아니라 독생녀로서 예수님의 부인도 준비하시는 섭리를 진행하셨으라는 것은 너무도당연할 텐데요. 하나님께서 예수님 때에 섭리완성의 의지가 계셨다면 말이지요. 그렇지 않나요?”
§ 어머님: “ … ”
§ 나: “어머님께서 답변하실 수 없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만일 이것을 인정하게 된다면, 어머님께서 주장하시는 독생녀론은 그 토대가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독생자인 예수님 뿐만이 아니라 독생녀인 그 누군가도(아버님의 말씀에 따르면 세례요한의 여동생이 예수님의 부인이 되었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이미 탄생했었을터이니까요. 따라서 어머님도, 본인이 현재 아버님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듯이, 구지 원죄 없는 독생녀로 탄생할 필요도 이유도 없이 10대 어느 나이에 예수님 때에 이미 탄생했던 독생녀를 영적으로 만나 사명을 인계 받으면 되는겁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에 어떤 논리적인 오류나 비약이 있나요? 저는 지금 구체적 내용의 진리여부를 떠나 순수하게 어머님의 독생녀론을 논리적으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 어머님: “ … ”
§ 나: “만일 어머님께서 이런 중대한 논리적 모순에 직면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독생녀론을 고집하신다면, 그 결과는단 한가지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예수님 때에는 하나님의 계획적 의도 하에,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이 게으르거나 깜빡해서, 독생녀를 보내지 않으셨다는 것, 즉 예수님의 섭리적 실패를 예정하셨다는 겁니다.이것이야말로 원리와 섭리역사의 전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어머님: “ … ”
어머님, 제가 “ … ”라고 표시한 부분에 어머님께서 직접 답을 달아 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님께서 독생녀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책임분담 완수를 통해 독생녀가 되셨다는 것이 결코 어머님의위상과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식구들은 원죄의 유무를 떠나 피어린 탕감노정을 통해 승리하신 어머님의 모습에 감사해하고 자랑스러워 합니다. 부디 혼자만의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지셔서 어머님이 주창하시는 독생녀론의 모순을 직시하시어 하루속히 그 굴레에서 벗어나 본연의 참어머님의 자리로 복귀하시기를 진심으로 간구 드립니다.
2018년 4월 7일
어머님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당신의 한 자녀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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